영어 28만원, 국어 18만원 — 국영수 쏠리지 않는 시간 배분 노하우
2026. 10. 19. · 읽는 시간 약 6분 · 조회 0
국어 사교육비 3만 9000원, 영어 사교육비 13만 1000원. 통계청과 교육부가 2026년 3월 공동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서 나온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과목별 지출액이다. 실제로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영어에는 한 달 28만 1000원, 수학에는 27만 원을 쓰는데 국어에는 18만 5000원만 쓴다. 같은 수능을 보는 세 과목인데 학부모의 지갑이 열리는 정도는 이렇게나 다르다. "국영수를 골고루"라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실제 학습 시간과 학원비는 이미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뜻이다. 이 쏠림이 왜 생기고, 어떤 부작용을 남기는지, 그리고 실제로는 어떻게 시간을 나누는 게 합리적인지를 데이터와 사례로 짚어본다.
🕰️ 배경 — 왜 지금 "국영수 균형"이 화두인가
이 문제가 새삼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2025년 사교육비 총액이 27조 5000억 원으로 전년(29조 2000억 원) 대비 5.7% 줄며 5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발표가 있었다. 총액은 줄었지만 과목별 편중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심해졌다. 둘째, 2028학년도부터 수능 체제가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으로 바뀐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국어·수학·사회·과학 공통 과목 체제가 도입되고, 국어·수학·영어는 계열과 무관하게 사실상 전 수험생이 같은 기준으로 응시한다. 2028 수능부터 국어·수학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사회·과학도 통합사회·통합과학 공통 응시로 바뀌어, 선택과목 유불리로 전략을 짜기 어려워진다.
영어 사교육비의 흐름이 이 쏠림을 가장 잘 보여준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7년 이후에도 영어 사교육비는 줄지 않았고, 2025년 참여학생 월평균 영어 사교육비는 28만 1000원이었다. "절대평가면 사교육이 줄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식과 정반대 흐름이 8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 통계 하나만 봐도 국영수 시간 배분은 단순히 "부지런히 세 과목 다 챙기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 제도와 학원 산업 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 원인 분석 — 왜 한 과목에 쏠리는가
편중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는 평가 방식의 불균형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창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영어 사교육비가 줄지 않는 이유로 "수능은 대학 2학년 난이도까지 출제되고 있고 일부 사립학교는 내신에서 굉장히 어려운 수준의 문제를 내는 상황"이라며 "부처 차원에서 모니터링하고 자정하도록 해야 절대평가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절대평가라는 제도의 취지와 실제 시험 난이도·학교 내신 사이의 간극이 사교육 수요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둘째는 학원 시스템 자체의 구조다. 국영수는 대개 과목별로 분리된 학원·강좌에 각각 등록하는 방식으로 소비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한정된 예산과 시간을 두고 "지금 가장 급해 보이는 과목"에 우선 배정하게 되는데,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국영수 사교육 시간이 학교 정규 수업시간보다 최대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교 수업이 균형을 잡아주는 기준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교육 소비 패턴이 곧 학습 시간 배분을 사실상 결정하는 구조다.
셋째는 국어 과목의 특성이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에서는 독서 영역 난도가 전년 수준으로 유지되면서도 일부 지문이 "교수도 이해하는 데 20분 넘게 걸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까다로웠다는 보도가 있었다. 단기간에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 모두 국어를 "어차피 급하게 챙길 과목이 아니다"로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이 인식이 오히려 국어 사교육비를 다른 두 과목의 3분의 1 이하로 낮추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 데이터로 본 국영수 사교육비와 학습시간
수치로 정리하면 쏠림의 정도가 더 분명해진다.
| 과목 | 전체학생 월평균(2025) | 참여학생 월평균(2025) | 비고 |
|---|---|---|---|
| 영어 | 13만 1000원 | 28만 1000원 | 절대평가 도입 이후에도 줄지 않음 |
| 수학 | 12만 8000원 | 27만 원 | 영어와 유사한 수준 유지 |
| 국어 | 3만 9000원 | 18만 5000원 | 세 과목 중 최저 |
| 사회·과학 | 1만 9000원 | 16만 6000원 | 참고용(탐구 영역) |
📊 27.5조 원 —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통계청·교육부). 전년 대비 5.7% 줄며 5년 만에 감소했다.
시간과 성적의 관계를 다룬 연구도 참고할 만하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KRIVET)이 발표한 중고생 시간활용 연구에 따르면, 과외를 제외한 자기주도 학습 시간이 늘어날 때 수능 백분위 점수가 과목별로 비슷한 폭으로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목 간 상승폭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은, 특정 과목에 시간을 몰아준다고 해서 그 과목에서만 유독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 실제 사례 — 엇갈리는 두 시선
같은 통계를 두고도 시각은 갈린다. 첫 번째는 학부모·시민단체 쪽 문제 제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에도 사교육비가 줄지 않는 현상을 수년째 추적해왔고, 구본창 소장은 이를 "절대평가의 의미가 퇴색되는" 상황으로 규정한다. 이 시각에서 보면 국영수 쏠림은 개별 가정의 선택이라기보다, 평가 제도가 특정 과목의 사교육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
두 번째는 사교육 시장의 대응이라는 관점이다. 이투데이의 '프리미엄 사교육 보고서'는 2025년 사교육비 총액이 줄어드는 외중에도 논술·진로진학 상담 관련 지출이 오히려 급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사교육이 교과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보충·반복 수업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과목 선택과 전형 전략, 진학 설계 같은 '정보 중심' 서비스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국영수를 각각 얼마나 배웠는지보다, 어떤 과목에 얼마의 시간과 돈을 투입할지를 컨설팅받는 가정과 그렇지 않은 가정 사이의 정보 격차가 새로운 형태의 쏠림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시선 모두 결국 "시간과 돈이 특정 지점에 몰린다"는 현상을 가리키지만, 원인을 제도에서 찾느냐 정보 격차에서 찾느냐가 다르다.
🧭 전문가 시각 — 시간보다 구조
전문가들의 진단도 관점에 따라 결이 다르다. 구본창 소장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제도와 난이도의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 차원의 개입을 강조한다. 반면 교육과혁신연구소 이혜정 소장은 저서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등에서 "무비판적으로 교수가 한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학생들이 오히려 학점을 잘 받았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시간을 얼마나 투입했는지보다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지, 능동적으로 재구성하는지가 학습 성과를 가른다고 지적해왔다. 이 관점을 국영수 시간 배분 논의에 대입하면, 몇 시간을 어느 과목에 썼는지 못지않게 그 시간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국제 학습과학 연구도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2021년 국제학술지 「npj Science of Learning」에 실린 물리학 학습 연구는 한 과목·한 유형만 몰아서 연습하는 '블록 연습'보다 여러 주제를 번갈아 다루는 '교차 연습(interleaving)'이 문제 유형을 구분하는 능력과 장기 기억 유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보여줬다. 2025년 「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발표된 후속 연구 역시, 교차 연습과 분산 연습이 효과적인 학습 전략으로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생 다수는 이 전략을 거의 모르거나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국영수를 하루 안에서 나눠 배치하는 것이 단순한 시간표 짜기가 아니라, 기억 효율 자체를 높이는 전략일 수 있다는 근거다.
⚠️ 반론과 한계 — 균등 배분이 항상 정답은 아니다
다만 "세 과목에 정확히 3분의 1씩"이 만능 해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앞서 인용한 KRIVET 연구에서 과목별 학습시간당 백분위 상승폭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는, 뒤집어 보면 어느 한 과목이 절대적으로 등급 커트라인에 걸려 있는 상황에서는 그 과목에 일시적으로 시간을 더 투입하는 것이 전체 성적에는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컨대 영어가 이미 1등급이 확정적인 학생이 국어·수학이 3등급대에 머물러 있다면, 세 과목을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나누기보다 상대평가 과목에 시간을 더 배정하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다.
또한 2028 대입 개편으로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학생에게 같은 배분이 정답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망 대학과 전형마다 국어·수학·영어 반영 비율이 다르고, 학교별 내신 반영 방식도 제각각이다. 균형이라는 원칙은 "일단 한 과목에 쏠리지 않게 점검한다"는 출발점이지, 특정 비율을 고정된 정답처럼 따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 글에서 다룬 통계와 연구 결과도 특정 배분 공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편중 여부를 스스로 점검할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 맞는 접근이다.
🗺️ 실전 가이드 — 과목별 시간 배분 점검하기
- 최근 모의고사 3회분의 과목별 등급·백분위를 표로 정리한다. 어느 과목이 목표 대비 가장 뒤처져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배분의 출발점이다.
- 절대평가(영어)와 상대평가(국어·수학) 목표를 구분해서 계획을 짠다. 영어가 목표 등급에 이미 도달했다면 유지에 필요한 최소 시간만 배정하고 남는 시간을 상대평가 과목으로 옮기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 국어 독해 시간을 주간 계획에 별도로 고정한다. 최근 수능 국어 독서 지문의 체감 난도가 높아지는 추세인 만큼, "시간이 남으면 하는 과목"이 아니라 매주 정해진 시간을 미리 배정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 하루 안에서 한 과목만 몰아서 공부하지 않는다. 교차 연습 연구 결과를 참고해 국어·영어·수학을 하루 계획 안에 번갈아 배치하면 기억 유지에 유리하다.
- 한 달 단위로 사교육비·학습시간 지출 내역을 스스로 점검한다. 어느 과목에 돈과 시간이 쏠려 있는지 숫자로 확인하면 감으로 판단할 때보다 편중을 알아채기 쉽다.
❓ 자주 묻는 질문
Q1. 국영수 각각 몇 시간씩 하는 게 제일 좋나요? 고정된 정답은 없다. 온라인 입시 커뮤니티에서도 "국영수 각각 몇 시간씩 하는 게 제일 좋아요"라는 질문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데, 전문가들의 공통된 답은 "현재 등급과 목표 대학의 반영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위 실전 가이드의 1~2번처럼 자신의 성적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Q2. 하루 공부 시간 중 국영수 비율을 얼마로 해야 하나요? 절대적인 비율보다, 하루 안에서 세 과목을 모두 다루도록 배치하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게 교차 연습 연구의 시사점이다. 특정 과목을 며칠씩 건너뛰는 방식보다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다루는 편이 기억 유지에 유리하다.
Q3. 수학만 열심히 해도 되나요? 수학 사교육비가 국어보다 3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이미 많은 가정이 수학에 시간과 돈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다만 KRIVET 연구에서 과목별 학습시간당 성적 상승폭이 비슷하게 나타난 만큼, 국어·영어를 방치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과목이 전체 등급을 끌어내릴 위험이 있다.
Q4. 국어는 어차피 성적이 잘 안 오른다는데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나요? 국어 사교육비가 세 과목 중 가장 낮은 데는 이런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능 국어 독서 영역의 체감 난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이므로, 손을 놓기보다는 매주 일정 시간을 꾸준히 배정하는 방식이 더 안전한 전략으로 꼽힌다.
Q5. 2028 대입 개편이 되면 시간 배분도 바꿔야 하나요? 그렇다. 교육부 발표대로 2028 수능부터 국어·수학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사회·과학도 통합사회·통합과학 공통 응시로 바뀌면, 선택과목 유불리로 전략을 짜기 어려워진다. 지금 고2 이하라면 이 개편을 염두에 두고 세 과목을 고르게 점검하는 습관을 미리 들여두는 편이 유리하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숫자들은 결국 하나를 가리킨다. 국영수 편중은 의지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 제도, 학원 산업 구조, 정보 격차가 겹쳐 만들어낸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세 과목을 무조건 똑같이 나누는 것이 정답도 아니다. 자신의 성적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고, 목표 대학의 반영 비율을 점검한 뒤 배분을 조정하는 순서가 필요하다. 지금 다니는 학원의 커리큘럼이 실제로 균형 잡혀 있는지 궁금하다면 누구나에듀 학원 찾기에서 재원생 응답 기반 지표로 학원별 학습 구성을 비교해볼 수 있다.
📎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통계청·교육부),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 https://www.korea.kr/briefing/policyBriefingView.do?newsId=156748552
- 이투데이, "사교육비 줄었지만…논술·컨설팅 급증 '고급화·양극화'"(프리미엄 사교육 보고서②) — https://www.etoday.co.kr/news/view/2572540
- 뉴스1, "국영수 사교육 시간이 학교수업시간보다 최대 1.5배 많아" — https://www.news1.kr/society/education/3263571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교육부),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2023.12.27) —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28790
- Samani, J. & Pan, S.C. (2021), "Interleaved practice enhances memory and problem-solving ability in undergraduate physics", npj Science of Learning 6:32 — https://doi.org/10.1038/s41539-021-00110-x
- 한국직업능력연구원(KRIVET),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시간활용과 그 성과」, KEEP 컨퍼런스 발표자료
- 세계일보 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난이도 분석 보도(2025.11)
- Pan, S.C. et al. (2025), "Distributed Practice and Interleaved Practice: Undergraduate Students' Strategies, Experiences, and Beliefs", Applied Cognitive Psychology
- 이혜정,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및 교육과혁신연구소 관련 인터뷰(헤럴드경제 등)
이 글을 읽으셨다면
다니시는 학원이 있으신가요?
재원생 리뷰가 이 학원의 첫 지표가 됩니다. 부담 갖지 않으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