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2년차, 내신 5등급제가 바꾼 대입 전략
2026. 8. 21. · 읽는 시간 약 8분 · 조회 26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만 2년째를 맞으면서 "내신 등급이 이렇게 달라졌는데 대체 뭘 준비해야 하느냐"는 학부모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5년 9월 서울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경기 여주의 한 고등학교는 전교생 약 200명을 위해 대치동 소재 대형 입시 컨설팅업체에 1년간 총 1억원을 지불하고 1대1 대입 상담과 면접 대비 교육을 맡겼다. 공교육 예산이 사교육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는 역설적 풍경이다. 고교학점제라는 이름의 제도가 왜 학교로 하여금 사교육에 기대게 만드는지, 그리고 이 변화가 목동을 비롯한 학원가와 학부모들에게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짚어본다.
🕰️ 배경: 고교학점제는 어쩌다 지금 여기까지 왔나
고교학점제는 2017년 정부가 처음 도입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당초 목표는 2022년 고교 신입생부터 전면 도입하는 것이었으나 현장 준비 부족을 이유로 전면 도입 시점이 2025년 신입생으로 미뤄졌다. 이 사이 2018년부터는 일부 연구학교·선도학교가 부분 도입을 시작했고, 2020년에는 전국 마이스터고에 먼저 전면 시행됐다. 2023년에는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부분 도입이 이뤄졌고, 마침내 2025학년도 신입생(2025년 고1)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전면 적용됐다. 즉 2026년 현재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 지 2년째 되는 해로, 첫 세대가 고2로 올라가고 두 번째 학년이 고1로 새로 들어오는 시점이다. 제도 자체는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골라 듣고, 정해진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지만 문제는 이 선택형 교육과정을 어떤 평가 방식으로 성적을 매길 것이냐였다. 애초 고교학점제의 이상적 모델은 상대적 서열 없이 성취 수준(A~E)만 기재하는 성취평가제, 즉 절대평가 전면 도입이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입 변별력 확보와 이른바 성적 부풀리기 방지를 이유로 상대평가를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절충안으로 나온 것이 지금의 내신 5등급제다.
📊 무엇이 바뀌었나: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기존 9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전교 상위 4%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2025학년도부터는 이 기준이 상위 10%로 넓어졌고, 등급 구간도 아래처럼 재편됐다.
| 등급 | 5등급제 누적 비율 | 참고: 9등급제 누적 비율 |
|---|---|---|
| 1등급 | 10% | 4% |
| 2등급 | 34% | 11% |
| 3등급 | 66% | 23% |
| 4등급 | 90% | 40% |
| 5등급 | 100% | 60% |
이와 함께 성적표에는 석차 등급(15등급)과 성취도(AE)가 나란히 병기된다. 다만 체육·예술·교양 교과군, 과학탐구실험, 사회·과학 융합선택 과목 등은 상대평가 등급 없이 성취도만 기재된다. 2026학년도부터는 학점 이수 기준도 추가로 완화됐다. 공통 과목은 기존처럼 출석률과 학업성취율(40% 미만이면 미이수)을 함께 보되, 선택 과목은 출석률만 충족하면 학점을 인정받도록 바뀌었다. 교육부는 이를 "학생의 과목 선택 자율성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뒤집어 보면 선택과목의 학업 성취도를 성적표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 1등급 10% — 9등급제 대비 1등급 인원 비율이 4%에서 10%로 2.5배 늘었지만, 상위권 학생 수가 늘어난 만큼 1~2등급 사이 실질 경쟁은 오히려 더 촘촘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원인 분석: 왜 학점제와 상대평가가 충돌하는가
고교학점제와 상대평가는 태생적으로 상성이 좋지 않다. 학점제의 취지는 학생이 자기 진로에 맞춰 과목을 골라 듣게 하는 것인데, 상대평가는 같은 과목을 듣는 인원이 많을수록 등급을 따기 유리해지는 구조를 만든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정말 배우고 싶은 과목보다 수강 인원이 많아 등급받기 유리한 과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유인을 갖게 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진로·융합 선택과목의 절대평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지적했다(이슈와 논점 제2435호, 2025.12.4). 반면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통해 상대평가 병기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대학이 학생을 변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서열 정보가 없으면 대입 신뢰도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이 두 기관의 입장 차이는 단순한 행정 이견이 아니라 "학점제는 교육과정의 문제냐, 대입 제도의 문제냐"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갈린다. 결과적으로 학교 현장은 절대평가의 이상과 상대평가의 현실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걸쳐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이 불확실성이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우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 학교 현장의 두 얼굴: 엇갈리는 대응
실제 사례를 보면 이 제도가 학교마다, 그리고 이해당사자마다 얼마나 다르게 받아들여지는지 드러난다.
사례 1 — 학교의 사교육 의존. 서울신문의 2025년 9월 단독 보도(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입수한 자료 기반)에 따르면 경기 여주의 A고교는 전교생 약 200명을 대상으로 대치동 소재 유명 학원과 계약해 3월부터 12월까지 1대1 대입 상담과 면접 대비 교육을 진행했고, 학교가 지불한 비용은 총 1억원에 달했다. 이는 개별 사례가 아니다. 같은 보도에서 제주·대구를 제외한 15개 시도의 193개 고교(전국 일반고·특목고·자율형공립고 1,840곳 중 약 10%)가 학점제 대비를 위해 사교육 업체의 상담·강연을 이용했고, 이들이 지출한 총액은 11억 7,000여만원(대부분 지자체 교육협력사업비나 학교 자체 예산)으로 집계됐다. 193개교 중 30곳(15.5%)은 1,000만원 이상, 54곳(28%)은 500만~1,000만원을 썼다. 이용률은 충남(31.3%)이 가장 높았고, 이용 건수 자체는 학교 수가 많은 경기(71개교)가 최다였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유명 학원을 섭외할수록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올라가니까 홍보 차원에서 학교끼리 경쟁이 붙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강남·서초 지역에는 입시 컨설팅 학원이 93곳에 이르고, 1시간 상담에 18만원 이상을 받는 곳까지 등장했다. 학교가 직접 예산을 들여 사교육 업체를 학교 안으로 불러들이는 현상은, 정작 공교육이 학점제형 진로 상담을 자체적으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사례 2 — 교사·학부모의 반발. 반대로 교육 현장의 반응은 훨씬 부정적이다. 2026년 45월 전교조 서울지부가 서울 고교 교사 123명을 조사한 결과 약 8789%가 고교학점제 폐지를 요구했으며, 이는 전면 도입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수치로 보도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전국 교사결의대회를 예고하며 제도 폐지를 요구했고, 2026년 1월에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부모단체 대표가 "고교학점제를 당장 폐지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이 꼽는 핵심 불만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재학 중인 학교의 학생 수·과목 개설 폭에 따라 내신 등급을 따기 유리하거나 불리해지는 학교 간 공정성 문제, 다른 하나는 거주 지역·학교에 따라 대입 유불리가 갈리는 구조 자체에 대한 불신이다.
이 두 사례는 같은 제도를 두고 학교(운영 주체)와 학부모·교사(당사자) 사이의 온도차가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 전문가 시각: 엇갈리는 진단과 반론
전문가들의 시각도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입시업계 분석가들은 5등급제 도입 이후 특목고·자사고 지원 심리가 되살아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상대평가 등급 구간이 넓어지면서 일반고보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특목고·자사고를 선택해도 예전만큼 등급에서 손해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뉴스1 보도에 따르면 5등급제 시행 이후 특목고는 내신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 유리해진 반면 일반고는 여전히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업중단(자퇴) 추이도 학교 유형별로 엇갈렸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이 흐름 자체가 학점제 취지에 역행한다고 비판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상대평가가 유지되는 한 학생들이 내신 등급에 유리한 학교·과목을 좇는 전략적 선택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고, 이는 애초 학점제가 지향한 진로 맞춤형 과목 선택과 정반대 결과라는 것이다. 여기에 반론도 존재한다. 상대평가 유지를 옹호하는 쪽에서는 완전한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학교별 성적 부풀리기가 통제 불가능해지고, 결국 대학이 내신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서 오히려 학생부종합전형 자체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박한다. 요컨대 학점제의 이상(절대평가)과 대입의 현실(변별력) 사이에서 완벽한 정답은 아직 없고, 이는 향후 2028 대입 개편이 실제로 시행되며 계속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 주의 — 특목고·자사고가 5등급제 이후 '유리'해졌다는 분석은 어디까지나 상대적 경향이다. 학교·학년·과목 개설 구조에 따라 개별 학생의 유불리는 달라질 수 있어 일반화해 판단하기는 어렵다.
🗺️ 학부모가 지금 해야 할 일: 실전 체크리스트
제도가 유동적이라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지금 시점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재학(예정) 학교의 과목 개설 현황부터 확인한다. 같은 선택과목이라도 학교별 수강 인원 규모에 따라 등급 획득 난이도가 달라진다. 학교알리미·학교 설명회를 통해 공동교육과정·온라인학교 활용 여부까지 파악해야 한다.
- 진로와 무관한 '등급 따기 쉬운 과목'만 좇지 않는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이수 과목과 진로의 연계성,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함께 본다. 등급만 노리고 진로와 동떨어진 과목을 택하면 정성평가에서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 최소성취수준(학업성취율 40%) 기준을 숙지한다. 공통과목은 이 기준에 미달하면 미이수로 처리되고, 별도 보충 지도를 거쳐야 학점을 인정받는다. 특히 신학기 초반 내신 관리가 늦어지면 학기 중간에 만회하기 어렵다.
- 컨설팅 지출 전에 공공 정보부터 점검한다.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고교학점제지원센터와 학교 진로진학상담 부서가 무료로 제공하는 자료만으로도 과목 선택의 큰 방향은 잡을 수 있다. 학교가 예산을 들여 대형 입시업체 컨설팅을 부르는 사례가 전국 193개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부모 스스로도 학교가 제공하는 무료 채널을 먼저 충분히 활용했는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학원을 고를 때도 입소문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준으로 본다. 특정 학원이 등급을 잘 따게 해준다는 식의 소문보다, 실제 재원생 응답에 기반한 비교 정보를 참고하는 편이 오도될 위험이 적다.
📌 한눈에 보기 — ① 학교별 과목 개설 규모 확인 → ② 진로 연계 과목 선택 → ③ 최소성취수준 40% 기준 숙지 → ④ 무료 공적 채널 우선 활용 → ⑤ 데이터 기반으로 학원 비교.
❓ 자주 묻는 질문
Q1. 우리 아이 학교는 왜 내신 등급 산출 방식이 다른가요? 공통 과목은 상대평가(5등급)와 성취도(A~E)가 함께 기재되지만, 체육·예술·교양 교과군과 일부 융합선택 과목은 절대평가(성취도)만 기재됩니다. 과목 성격에 따라 평가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성적표를 볼 때 과목군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2. 선택과목을 잘못 고르면 대입에 불리한가요? 등급 자체보다 진로와의 연계성을 대학이 함께 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진로와 일관된 과목 이수 이력과 세특 내용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등급만 노리고 진로와 무관한 과목을 택하면 정성평가에서 설명이 궁색해질 수 있습니다.
Q3. 고교학점제가 폐지될 수도 있나요? 2026년 현재 국회·교사단체 일부에서 폐지 또는 전면 개편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교육부는 2028 대입 개편안과 맞물려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상대평가 유지 여부, 학점 이수 기준 등 세부 운영 방식은 매 학년도 계속 조정되고 있으므로 학기 초 최신 시행지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4. 학교가 사교육 업체에 컨설팅을 맡기는 게 흔한 일인가요? 드물지 않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국 고교(일반고·특목고·자율형공립고) 1,840곳 중 약 10%인 193개교가 사교육 업체의 컨설팅·강연을 이용했고, 이 중 15.5%는 1,0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 다만 학교마다 활용 여부·금액 차이가 커서 우리 아이 학교가 어떤 방식으로 진로 상담을 제공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Q5. 최소성취수준에 미달하면 유급되나요? 아닙니다. 미이수로 처리되더라도 온라인 콘텐츠, 공동교육과정, 학교 밖 교육 등을 통해 추가로 과목을 이수하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보완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다만 이 절차를 거치는 것 자체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만큼, 애초에 미이수가 나지 않도록 학기 중 관리가 중요합니다.
💡 결론: 지금 필요한 건 정보의 속도가 아니라 정확도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는 앞으로도 세부 운영 방식이 계속 바뀔 가능성이 큰, 현재진행형 제도다. 국회와 교육부의 입장 차이, 학교별 대응 격차, 특목고·일반고 간 유불리 논쟁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특정 학원의 컨설팅에 기대기보다 공적 정보와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 핵심 정리 — 5등급제는 상위 등급 비율을 넓혔지만 학교별 과목 개설 규모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고, 교육부와 국회의 입장 차이로 상대평가 유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학부모는 진로 연계성과 최소성취수준 기준을 먼저 챙겨야 한다.
목동 지역에서 자녀의 학원·학습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면, 특정 학원의 입소문보다 재원생 데이터 기반의 비교 정보를 참고하는 것이 오도될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학원 비교하기에서 지표 기반으로 학원을 비교하거나, 학습 로드맵에서 학년별 준비 단계를 확인해볼 수 있다.
📎 출처
- 서울신문, "[단독] '학생 상담 해주세요' 11억 썼다…고교학점제에 파고든 '사교육 컨설팅'", 2025.9.16 — https://www.seoul.co.kr/news/society/education-news/2025/09/16/20250916500251?wlog_tag3=naver
- 경향신문, "[단독] 분당 3600원, 50분이면 18만원···고교학점제가 키운 강남·서초 입시컨설팅 시장", 2025.9.11 —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11609001
- 국회입법조사처, "고교학점제 성취평가제의 쟁점과 개선 방향", 이슈와 논점 제2435호, 2025.12.4 — https://www.nars.go.kr/report/view.do?cmsCode=CM0043&brdSeq=48421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5년부터 '5등급' 체제…통합·융합형 수능 과목체계로 개편", 2024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고교학점제 학점 이수기준 완화…선택과목 '출석율'만 적용", 2026
- 교육언론[창], "서울 고교 교사 10명 중 9명 '고교학점제 폐지'...전면 도입 후 더 '증가'",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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