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학원가가 지역 상권을 움직인다 — 매출·임대료로 본 학원 경제 지형도
2026. 10. 14. · 읽는 시간 약 8분 · 조회 0
🏫 목동 학원가, 상권의 중심에 서다
목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다 보면 공통적으로 듣는 말이 있다. "학원 자리는 물건이 나오자마자 나간다"는 것이다. 아파트값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묶여 있어도, 그 아래 1층 상가와 오피스텔은 투자 문의가 몰리는 틈새시장이 됐다. 목동은 대치동에 버금가는 학군지로 꼽히며, 상가·오피스텔 임차 수요의 상당 부분을 학원과 개인 교습소가 차지한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즉 목동 상권의 얼굴은 아파트가 아니라 학원가가 그려온 셈이다. 이 글은 "학원가가 지역 상권을 얼마나,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카드사·플랫폼 매출 데이터, 통계청 사교육비 조사, 그리고 다른 학원가의 흥망 사례를 근거로 답해본다.
🕰️ 학원가는 어떻게 목동 상권의 축이 됐나
목동은 원래 부촌이 아니었다. 1963~1965년 무렵 철거민이 이주해 갈대밭을 메운 지역이었다는 게 지역사 기록이다. 전환점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외국 선수단이 김포공항에서 도심으로 이동하는 길목이었던 탓에 다른 지역보다 정비가 집중됐고,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1990년대 들어 고층 주상복합과 남부지방검찰청·남부지방법원 같은 관공서, SBS·CBS 같은 방송사가 옮겨오면서 도시 기능이 갖춰졌다. 이 시기 학군 형성을 위해 강북에 있던 양정고와 진명여고가 목동으로 이전한 것이 지금 학원가의 씨앗이다. 강남처럼 계획적으로 학군을 조성한 결과, 학부모들은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할 무렵을 전후해 목동으로 전입하는 패턴을 보인다. 양천구청도 목1동을 "백화점, 대형마트 및 입시학원가" 지역으로 공식 소개하고 있을 만큼, 학원가는 목동의 정체성 자체로 자리 잡았다. 상권은 이 학군 수요를 따라 자연스럽게 재편됐다. 아파트가 주거 수요를 고정시키면, 학원은 그 위에 소비 수요를 얹는 구조다.
📊 데이터로 본 학원가 상권 — 밀집도와 매출
이 구조는 감이 아니라 실제 결제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BC카드가 2023년 9월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체 행정동 가운데 학원 업종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 대치1동으로 61.8%(가맹점 영업 가능 면적 중 학원 업종 비중)에 달했고, 목동을 포함한 양천구 목5동이 47.9%로 2위, 노원구 중계1동이 42.7%로 3위를 차지했다. 매출 격차는 더 극단적이었다. 대치1동의 매출 지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 나머지 상위 9개 행정동의 매출 지수 합계는 27에 그쳐, 대치1동 한 곳의 매출이 나머지 9곳을 합친 것의 약 4배에 이르렀다.
더 최근인 2026년 데이터(핀다 오픈업 추정매출 분석)를 보면 이 쏠림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올해 1~8월 서울시 입시학원 월평균 매출은 약 2,06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약 1,903억원) 대비 8.42% 늘었다. 서울 467개 법정동 중 학원 매출 1위는 월평균 410억원의 강남구 대치동으로, 2위 양천구 목동(245억원)의 1.67배, 3위 양천구 신정동(93억원)의 4.4배에 달했다. 대치동·목동 두 지역의 매출 비중은 서울시 전체 학원 매출의 31.75%로 전년보다 1.36%포인트 더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도 대치동이 15.74%로 목동(9.32%)·신정동(4.01%)보다 훨씬 높아, 1년 전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4,125만원인데 양천구는 4,409만원으로 평균을 웃돌아, 학원 매출 상위 지역이 대체로 집값 상위 지역과 겹친다는 점도 확인된다.
| 구분 | 대치동 | 목동 | 신정동 |
|---|---|---|---|
| 학원 월평균 매출(2026년, 1~8월 평균) | 410억원 | 245억원 | 93억원 |
|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 15.74% | 9.32% | 4.01% |
| 학원 업종 밀집도(2023.9, BC카드) | 대치1동 61.8% | 목5동 47.9% | - |
📊 410억원 — 2026년 서울 법정동 중 학원 매출 1위인 대치동의 월평균 매출(핀다 오픈업 추정). 2위 목동(245억원)의 1.67배다.
🔍 다른 학원가의 두 얼굴 — 성장과 쇠퇴
학원가가 상권을 끌어올린다는 명제를 검증하려면 방향이 다른 사례를 함께 봐야 한다. 대치동·목동이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곳이 노량진이다. "원조 입시 학원가"로 불리던 노량진동은 핀다 오픈업 분석에서 지난해보다 학원 매출이 10.64% 줄며 작년 20위에서 올해 26위로 밀려나 상위 20위권 밖으로 완전히 벗어났다. 배경에는 공무원 시험 기피 현상이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5년 국가직 9급 공개채용 필기시험 응시율은 75.2%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78.5%, 2024년 75.8%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다. 여기에 인터넷 강의가 자리 잡으면서 "지방에서도 실시간으로 듣고 질문할 수 있는데 굳이 노량진에 올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고시원·식당가를 포함한 인근 상권 전반이 함께 흔들렸다. 대치동·목동과 노량진을 나란히 놓으면 결론은 분명해진다. 학원가 상권은 입시·채용 제도와 학생·수험생 수요라는 외부 변수에 그대로 연동되는 구조이며, 그 변수가 우호적일 때는 상권 전체를 밀어 올리지만 반대 방향으로 꺾이면 배후 상권까지 함께 무너뜨릴 수 있다.
🧭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교육·인구 정책을 연구하는 쪽에서는 학원가 상권의 활기를 가계 부담의 이면으로 본다. 경희대 김태훈 교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포럼에서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늘면 합계출산율이 약 0.192~0.262% 감소한다"고 밝혔고, 한국경제인협회 유진성 선임연구위원은 "사교육비가 월 1만원씩 증가할 때마다 합계출산율이 0.012명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두 전문가 모두 사교육비 지출 증가를 저출산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학원가 상권의 활기는 그 이면에 가계의 지출 부담이 누적된 결과이며, 지역경제에는 매출로 잡히지만 가계부에는 부담으로 잡히는 동전의 양면이다. 학원가 상권의 성장은 결국 '누군가의 지출이 누군가의 매출이 되는' 구조라는 점이 이 두 분석을 통해 드러난다. 상권 활성화라는 결과만 보면 긍정적이지만, 그 재원이 가계의 교육비 지출이라는 점에서 마냥 지역경제의 성공 사례로만 읽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 학원 의존 상권의 위험 — 반론과 한계
학원가 상권이 특정 업종에 과도하게 의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구조적 취약점이라는 반론도 있다. 앞서 본 노량진 사례가 보여주듯, 학원가형 상권은 매출이 특정 시험·입시 제도·학생 인구라는 몇 가지 변수에 강하게 연동돼 있어 그 변수가 흔들리면 상권 전체가 함께 흔들린다. 장기적으로 더 무거운 변수는 학령인구 감소다. 통계청 집계 기준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2020년 534만 6천명에서 2024년 513만 2천명으로 21만 4천명 줄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학원 수요 자체의 절대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최근 사교육비 통계는 이 우려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다.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 7천억원 줄어 5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고 참여율도 75.7%로 4.3%포인트 낮아졌지만, 실제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0만 4천원으로 오히려 2% 늘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즉 사교육에 쓰는 학생 수는 줄어도 쓰는 금액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학원가 상권이 인구 감소로 서서히 위축되기보다, 참여 학생이 줄어드는 대신 1인당 지출이 커지는 '고밀도·고단가'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느 쪽이든 학원 업황에 상권 전체가 연동되는 구조 자체는 바뀌지 않으며, 이는 학원가 인근에서 다른 업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여전히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이다.
🗺️ 학부모·소상공인이 참고할 실전 체크리스트
이 구조를 이해하면 학부모와 소상공인 각각이 참고할 수 있는 지점이 다르다.
- 학부모라면 — 상권 활기와 학원 품질은 별개다. 매출이 높고 상가가 북적인다는 것은 수요가 몰린다는 뜻이지, 그 학원의 교육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등록 전 재원생 응답 기반 지표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 이사·전입을 고려한다면 — 단지별 접근성 차이를 따져야 한다. 목동은 신시가지 단지별로 배정 학교와 학원가 접근성 차이가 있으므로, '목동'이라는 지역명 하나로 뭉뚱그려 판단하지 않는 게 좋다.
- 상가 임차·창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이라면 — 배후 수요의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 학원가 인근 상권은 학원 등하원 시간대에 소비가 몰리는 특성이 있고, 이 수요는 입시·채용 제도 변화나 학생 수 변동에 함께 움직인다. 노량진 사례처럼 배후 수요가 꺾이면 업종을 불문하고 함께 영향을 받는다.
- 투자 목적이라면 — 규제 우회 수요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상가·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 성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 자주 묻는 질문
Q1. 목동 학원가가 대치동만큼 큰가요? 격차가 크다. 2023년 BC카드 조사 기준 학원 업종 밀집도는 목동(목5동 47.9%)이 대치1동(61.8%)에 이어 서울 2위지만, 2026년 매출 데이터로는 대치동(월평균 410억원)이 목동(245억원)의 1.67배에 달한다.
Q2. 학원가 상권도 쇠퇴할 수 있나요? 노량진이 실제 사례다.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율이 3년 연속 낮아지고 인터넷 강의가 확산되면서 노량진동 학원 매출은 최근 1년 새 10.64% 줄어 서울 학원 매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정 시험·제도에 의존하는 상권일수록 이런 위험에 노출된다.
Q3. 사교육비가 준다는데 왜 학원가 상권은 계속 오르나요? 2025년 사교육비 총액과 참여율은 줄었지만, 실제 참여 학생의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늘었다. 참여자 수는 줄어도 지출 밀도가 높아지는 구조라 상권 매출에는 다르게 반영될 수 있다.
Q4. 목동 상가·오피스텔에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뭔가요? 목동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묶여 있는 사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가·오피스텔로 투자 문의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학원·교습소라는 안정적인 임차 수요가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 목동 학원가 상권, 무엇을 봐야 하나
💡 핵심 정리 — 목동 상권은 아파트가 아니라 학원가가 만들어온 구조다. 밀집도·매출 데이터, 그리고 노량진의 사례는 같은 결론을 가리킨다 — 학원가는 상권을 밀어 올리는 힘이자, 동시에 그 상권을 특정 변수에 종속시키는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목동 학원가는 지금 성장세와 쏠림, 두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대치동과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고, 전체 사교육비는 줄어도 참여 학생 1인당 지출은 늘고 있다. 이 복잡한 그림 앞에서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선택은 상권의 활기 같은 간접 지표 대신, 재원생 응답에 기반한 직접 지표로 학원을 비교하는 것이다.
⚠️ 주의 — 상가가 북적이고 매출이 높다는 사실은 그 지역 학원 수요가 많다는 신호일 뿐, 개별 학원의 교육 품질을 보증하지 않는다.
학원을 검증된 지표로 비교하고 싶다면 NUGUNA 학원 찾기에서 재원생 설문 기반 지표를 확인해볼 수 있다.
📎 출처
- 서울경제, "서울 학원 밀집도 1위 대치1동…목5동·중계1동順"(BC카드, 2023년 9월 기준) — https://www.sedaily.com/NewsView/29X4PKH1HF
- 리얼캐스트, "역시 대치동...'학원 업종' 매출 '압도적'"(핀다 오픈업 추정매출, 2026년) — https://www.rca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045
- 한국경제, "'月 300만원? 싫어요'…공무원 시험장 '텅텅' 초비상 걸렸다"(인사혁신처, 2025년 국가직9급 응시율) —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4063085i
- 아시아경제, "[한국의 교육, 길을 잃다]⑥세포분열하는 학원 과목…사교육비 증가 분석해보니" — https://view.asiae.co.kr/article/2025051011084673268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 — https://www.korea.kr/briefing/policyBriefingView.do?newsId=156748552
- 백세시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늘면 합계출산율이 약 0.192~0.262% 감소한다'"(경희대 김태훈 교수, 보건사회연구원 인구포럼) — http://www.100ssd.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355
- 중앙일보, "'사교육비 월 1만원 오를 때마다 합계출산율 0.012명 감소'"(한국경제인협회 유진성 선임연구위원)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6091
- 양천구청, 동 소개(목1동) — https://www.yangcheon.go.kr/site/yangcheon/04/10402030300002016081013.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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