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탐 선택과목과 사탐런 현상, 이과생 조합 전략 완전 정리
2026. 10. 14. · 읽는 시간 약 7분 · 조회 0
2026년 1월, 대입 정시 원서 접수를 마친 수험생 1,649명(자연계 980명)을 대상으로 진학사가 설문을 돌렸다. 과학탐구 2과목에 응시한 학생 239명 중 54.8%가 "탐구 선택이 정시 지원에서 불리했다"고 답했고(이 중 57.7%는 다시 선택하면 사탐을 고르겠다고 했다), 반대로 사회탐구 2과목을 택한 자연계 학생 275명 중 47.6%는 "이 선택이 유리했다"고 답했다. 과탐 2과목 응시자 절반 이상이, 시험이 끝난 뒤에야 탐구 선택이 불리했다고 돌아본 셈이다.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다. 실제 조합이 어떻게 갈리고 있는지, 그 배경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 왜 지금 과탐 선택이 흔들리고 있나 — 배경과 타임라인
과학탐구 선택과목 제도는 2022학년도 통합형 수능부터 계열 구분 없이 탐구 과목을 고를 수 있게 되면서 지금의 형태가 됐다. 문과·이과 구분 없이 국어·수학·탐구 영역에서 학생이 과목을 골라 응시하도록 한 통합형 교육과정의 산물이다. 그런데 이 '선택의 자유'가 역설적으로 과목 간 유불리 논쟁을 해마다 키웠다. 응시자 집단의 수준에 따라 표준점수 최고점이 요동치는 상대평가 구조 때문에, 어떤 과목을 누구와 함께 치르느냐가 등급을 좌우하게 됐다.
이 문제를 풀겠다며 교육부가 내놓은 답이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이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아예 없애고 모든 수험생이 통합사회·통합과학 공통 시험을 치르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개편은 2025년에 고1이 된 학생들, 즉 2026년 현재 고2인 학생들부터 적용된다. 바꿔 말하면 지금 고3인 학생들이 2026년 11월에 치르는 2027학년도 수능이 물리학Ⅰ·화학Ⅰ·생명과학Ⅰ·지구과학Ⅰ 같은 개별 과목을 골라 시험 보는 마지막 선택과목 수능이다. 지금 목동 학원가에서 과탐 조합 상담이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제도가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 몇 기수가 가장 예민하게 유불리를 따지고 있는 것이다.
💡 왜 이과생마저 사회탐구로 넘어가나 — 구조적 원인
사탐런은 2025학년도 수능부터 두드러졌고 2026학년도에는 사실상 주류가 됐다. 한국대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에서 탐구 영역을 선택한 53만 6875명 가운데 과학탐구만 선택한 지원자는 12만 692명(22.7%)에 그쳤다. 전년도 19만 1034명(37.9%)에서 1년 만에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반대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하나씩 섞어 치른 지원자가 8만 6854명(16.3%)에 달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원래 이과 진로를 준비하던 학생들이다.
원인은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난이도다. 화학Ⅰ·생명과학Ⅰ은 20문항을 30분 안에 풀어야 하는 이른바 '타임어택'이 심하고, 상위권끼리 경쟁이 치열해 중위권 학생이 1등급은커녕 2등급을 받기도 버겁다. 둘째는 제도적 유인이다. 2018학년도 문·이과 통합교육 이후 이공계 진학을 희망해도 과탐을 반드시 봐야 하는 대학이 줄어들면서, 사탐을 택해도 공대나 일부 의약학계열 지원에 불이익이 없는 학교가 늘었다. 상대적으로 학습량이 적고 표본 수준도 낮은 사탐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편이 정시 총점 계산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 서는 것이다. 실제로 이과생 사이에서는 화학Ⅰ이나 생명과학Ⅰ을 공부하다 고3 6월 모의평가 이후 한 과목을 사회탐구로 바꾸는 '중도 전환' 사례가 흔해졌다.
📊 숫자로 보는 탐구영역 지각변동
수치로 보면 변화의 폭이 더 뚜렷하다. 2026학년도 수능에서 과학탐구 과목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과목은 지구과학Ⅰ으로, 11만 5435명(21.7%)이 응시했다. 상대적으로 암기 비중이 크고 계산·시간 압박이 덜하다는 인식 때문에 하위권부터 상위권까지 폭넓게 몰린다. 반면 과학탐구Ⅱ 과목들은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과탐Ⅱ 표준점수 최고점이 과탐Ⅰ보다 17~27점이나 높게 나오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대가 정시에서 과탐Ⅱ 의무 응시 요건을 없애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과탐Ⅰ으로 대거 이동했고, 남은 과탐Ⅱ 응시 집단의 평균이 낮아지며 표준점수가 치솟은 결과였다. 같은 상대평가 구조가 지금의 사탐런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다.
| 조합 유형 | 특징 | 최근 응시 흐름 | 주로 택하는 학생층 |
|---|---|---|---|
| 물리학Ⅰ+화학Ⅰ | 계산·개념 이해 모두 요구, 체감 난도 최상 | 상위권 위주로 축소 | 의대·서울대 이공계 지망 |
| 화학Ⅰ+생명과학Ⅰ | 암기·계산 혼합, '타임어택' 심함 | 여전히 이과 최다 조합 중 하나지만 이탈 증가 | 중상위권 공대·자연계 |
| 물리학Ⅰ+지구과학Ⅰ | 타임어택 회피, 개념 위주 | 지구과학Ⅰ 응시자 21.7%로 전체 1위 | 정시 중심 재수생·중위권 |
| 사회탐구 2과목(사탐런) | 학습량 적고 등급 확보 상대적으로 수월 | 탐구영역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사탐만 선택 | 이공계 지망이지만 과탐을 포기한 학생 |
📊 54.8% — 2026학년도 정시에서 과학탐구 2과목에 응시한 자연계 수험생 중 "탐구 선택이 정시 지원에서 불리했다"고 답한 비율(진학사 정시지원자 1,649명 설문 중 자연계 98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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